"인간 샌드백이었다"
공원과 영화관 건물, 그리고 피해 학생 집에서까지 폭행과 괴롭힘은 시도 때도 없었습니다.
옷을 벗겨 1시간 동안 찬물을 뿌리고 알몸 사진을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힘이 센 친구에게 먹을 것을 가져다 바쳤고, 매주 10만 원씩 돈을 상납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괴롭힘은 무려 2년 가까이 이어졌습니다.
이런 잔혹한 사실이 YTN 보도로 알려졌고 가해 학생 가운데 2명은 퇴학 처분에 이어 이례적으로 구속까지 됐습니다.
재판도 소년이 아닌 일반 형사 재판으로 진행됐는데, 검찰은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사안이 무겁다며 최대 징역 4년을 구형했습니다.
앳된 얼굴의 남성이 쇠창살 너머에서 손가락으로 브이(V) 자를 그리며 웃고 있습니다.
주요 가해자로 지목돼 구속된 학생 가운데 한 명입니다.
피해자 가족에게 죄송하고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며 선처를 요구하면서, 여자 친구 면회 때 이런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렸습니다.
"교도소에서 근육을 단련하고 있다", "징역 밥 먹는다고 무게 잡는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피해 가족이 이런 사실을 알고 항의도 했지만, 결국엔 재판받는 가해자 네 명 모두 합의해줬습니다.
1심 재판부는 지난주 이 사건을 소년부로 보냈습니다.
피해자가 합의했고 가해자 측 진정성도 변호인을 통해 확인하는 등 다시 한 번 기회를 주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했습니다.
법적 절차상 문제는 없다지만, 이런 결정이 1심 선고 하루 전날에 난 데다, 또 진심으로 반성하는 지도 의심이 되면서 씁쓸함을 더하고 있습니다.
YTN 이승배[sb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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